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대형 교단인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은 대규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대형 교단인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이 대규모 행사를 진행한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대형 교단이 예정된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려 해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태영 총회장)은 6월 15일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에서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대토론회를 연다. 김태영 총회장, 신정호 부총회장 등 총회 임원들을 비롯해 전국 노회 임원들이 대거 참석한다. 애당초 1000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참석 인원을 250명으로 줄였다. 대토론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한다. 점심도 교회에서 먹을 예정이다.

이번 대토론회는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와 한국 사회 변화를 알아보고, 총회와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정작 교단 내부에서는 대토론회가 시의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현직 노회장은 6월 8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사실 (대토론회 행사를)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참여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더욱 걱정된다. 노회 임원이라서 빠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를 대비하기 위한 취지라면 차라리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확산이 덜한 지방을 두고, 왜 서울에서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직 부노회장은 "지금 굳이 (대토론회를) 해야 하나 싶다. 물론 우리가 대책을 세워야 하는 건 맞는데 장소와 시기가 부적절하다고 본다. 특히 서울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지 않나. 전시성 행사가 얼마나 유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행사 탓에 애꿎은 교회만 욕먹게 생겼다"고 했다.

총회 임원회 측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했다. 사전에 이름을 올린 사람만 행사에 들어올 수 있고,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도 착용하겠다고 했다. 변창배 사무총장은 "원래 1000명 모이려고 했는데, 250명으로 줄였다. 대토론회가 열리는 온누리교회 1층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도 350명이 앉을 수 있을 만큼 공간도 넉넉하다. 식사도 띄엄띄엄 앉아서 할 예정이다. 이렇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행사 못 한다. 우리는 (대토론회를) 9월 교단 총회를 위한 일종의 준비 점검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이번 행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하자, 변 사무총장은 "누가 뭐라고 하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클린한 데가 어딘 줄 아는가. 예배당이다'고 말하면 된다. 교회만큼만 방역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산하 군교정선교부(전명기 부장)도 행사를 할 예정이다. 6월 셋째 주와 넷째 주에 제주도에서 각각 정책 워크숍과 수련회를 한다. 행사마다 60명이 참석한다. 군교정선교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만큼 상황을 보고 행사 개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전명기 부장은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만약 상황이 악화하면 위약금을 물더라도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예장통합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국장로회연합회(신중식 회장)는 7월 8~10일 경주에서 전국 장로 수련회를 개최한다. 보통 4000~5000명이 참석한다. 신중식 회장은 "수련회는 예정대로 할 생각이다. 정부도 행사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니다.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지켜 가면서 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교회를 통해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다고 하자, 신 회장은 "왜 교회발 (확진자) 이야기만 나오나. 언론이 집중적으로 보도해서 그런 것이다. 우리는 정부 지침대로 준비할 것이다. 다만, 다른 때보다는 덜 모일 것 같다"고 말했다.

목장 기도회를 진행하는 예장합동 김종준 총회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목장 기도회를 진행하는 예장합동 김종준 총회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예장합동(김종준 총회장)도 대규모 행사를 개최한다.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강원도 홍천에서 전국 목사 장로 기도회를 연다. 보통 4000명이 참석하는데, 이번에는 코로나19 여파로 1500~2000명만 모인다. 온 사회가 고통당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해소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김종준 총회장은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목장 기도회는 기도하는 모임이다. 특강보다 말씀과 기도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도해야 하지 않겠나. 코로나19로 잃어버린 게 많다. 교회는 모임이 생명인데, 모임 자체가 안 되고 있다.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회복을 위해서 기도할 것"이라고 했다.

목장 기도회가 열리는 콘도는 고강도 방역을 하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 김 총회장은 "방역을 철저히 하고, 거리 두기도 지키는 등 초강력 조치를 취하면 괜찮다고 본다. 우리 총회는 코로나19 때문에 수련회와 같은 모든 모임을 취소했다. 다만 이번 행사는 기도하는 모임인 만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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