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에는 매년 정년 연장 헌의안이 올라온다. 정년연구위원회가 총대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정년 연장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5%, 반대는 55%로 나타났다. 예장합동 총회 보고서 갈무리
예장합동에는 매년 정년 연장 헌의안이 올라온다. 정년연구위원회가 총대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정년 연장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5%, 반대는 55%로 나타났다. 예장합동 총회 보고서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소강석 총회장)에는 목회자 정년을 연장해 달라는 헌의가 매년 올라온다. 105회 총회를 앞두고도 노회 5개가 목사 정년 관련 헌의를 올렸는데, 이 가운데 4건이 정년을 연장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서인천노회·황동노회·용인노회는 현행 70세에서 75세로 연장해 달라고 했고, 남중노회는 정년을 아예 폐지해 달라고 헌의했다.

104회 총회에서 같은 안건을 수임한 정년연구위원회(고영기 위원장)는 총대들 여론을 파악하겠다며 지난 3월 104회 총회 총대 1658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목사 479명, 장로 323명 등 802명이 설문에 응했다. "농어촌 교회 현실과 사회적 변화 등을 종합해 볼 때 정년(만 70세)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45%가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응답하고, 55%가 정년을 연장하면 안 된다고 응답했다. 정년 연장을 반대하는 55% 가운데 현행 만 70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43%였고, 정년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12%였다.

정년 연장을 놓고 목사와 장로 사이의 시각도 달랐다. 목사들은 정년 연장 53%, 하향 조정 5%, 현행 유지 42%가 나왔지만, 장로들 사이에서는 정년 연장 33%, 하향 21%, 현행 유지 46%로 나왔다.

정년을 조정할 경우 몇 세로 하는 게 좋겠느냐는 질문에서는 현행대로가 좋다는 응답이 39%로 가장 많았다. 만 75세로 5년 연장하자는 응답이 25%, 만 73세로 하자는 응답이 19%, 만 70세 이하로 낮추자는 응답이 17%로 나왔다.

정년연구위원회는 교단 신학자들에게도 의견을 물었다. 4월 21일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총신대 서창원 교수(교회사)는 "아론의 반열에 따른 제사장들은 나이 제한이 없었다. 그리고 여호와께서 기름 부어 세운 직분자들인 왕과 선지자직에도 나이 제한이 없었다. 신약성경에서 감독의 자격과 집사의 자격에 대한 논의를 보아도 나이 제한을 둔 규정은 없다"고 발표했다.

총신대 양현표 교수(실천신학)는 "연장을 옹호하는 쪽은 △평균수명 증가 △저출산 고령 사회 △생계형 목회자 노후 보장 △농어촌 교회의 폐당회를 막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반대하는 쪽은 △공공성 기준에 어긋남 △차세대 기회 박탈 등을 주장한다. 두 입장 모두 나름 타당하지만, 옹호 견해는 대체로 데이터와 현실에 근거한 주장인 데 비해 반대 견해는 명분과 감성적 접근에 의한 주장이다"고 설명했다.

이희성 교수(구약학)는 "교단이 일률적으로 정년을 연장하거나 축소하는 대신 현 정년을 유지하면서 개교회의 목회 방식, 교회 문화, 담임 목회자와 교인 간 관계 등 목회 환경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근수 총장(칼빈대)도 "교단의 정년제 규정에 단서 조항을 삽입해 개교회와 목회자 사정에 따라 연장하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정년연구위는 "정년 사항은 한국교회 중요 사안이기 때문에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연구를 연장해 달라고 청원했지만, 하루짜리 온라인 총회 한계 때문에 보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 연장 여부는 총회 임원회가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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