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ㅂ교회는 장로 성추행 및 담임목사 전횡 의혹으로 시끄럽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예장백석·장종현 총회장) 소속 ㅂ교회는 갈등이 있기 전 출석 교인이 140명대였으나, 현재는 40~50명대로 감소했다. 교회는 2019년 위임목사가 된 이 아무개 목사 측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로 양분돼 각종 소송을 벌이며, 최근 2년간 위태로운 관계를 이어 오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ㅂ교회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취재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담임목사 전횡 의혹을 다룬다. - 기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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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교회가 담임목사 전횡 의혹으로 분쟁을 겪고 있다. 비대위는 이 목사의 독단적 일 처리 방식 탓에 많은 교인이 교회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목사는 불법 사조직이 교회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ㅂ교회가 담임목사 전횡 의혹으로 분쟁을 겪고 있다. 비대위는 이 목사의 독단적 일 처리 방식 탓에 많은 교인이 교회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목사는 불법 사조직이 교회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편집국장] ㅂ교회 일부 교인은 지난해 3월 21일 공동의회를 열고 이 아무개 담임목사의 해임을 결의했다. 이 목사가 전횡을 저질러 교회가 어지럽다면서 '목사 재신임'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당시 30명이 참석했는데, 찬성 1명 반대 29명으로 재신임은 통과되지 않았다. 이어 '권고 사임' 안건을 놓고 투표를 진행했고, 27명이 찬성하면서 통과됐다.

하지만 이날 공동의회는 정상적인 회의가 아니었다. 일주일 전 안건을 공지하지 않았고, 당회가 공식 청원한 것도 아니었다. 담임목사 해임을 결의한 교인들도 공동의회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3월 17일 기자를 만난 김 아무개 집사는 "당회원이 이 목사를 포함해 3명인데 2명만 반대해도 공동의회를 열 수 없는 구조다. 이 목사가 위임목사가 된 이후 전횡을 저지르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 왔고 교회에 분란이 생겼다. 이에 실망한 교인들이 불신임투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를 중심으로 한 교인들이 이 목사를 불신임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정관 개정'이다. ㅂ교회는 기존 정관을 고치기 위해 2019년 4월 정관위원회를 구성했다. 교인 12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담임(위임)목사 규정과 관련해 △원로목사 제도 폐지 △현행대로 담임목사 정년 65세 유지 △7년마다 재신임투표 진행 3가지를 시행하고자 했다.

ㅂ교회 전도사 출신으로 2015년 담임으로 부임, 2019년 위임목사가 된 이 목사는 위원회 안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교단법에 따라 담임목사 정년은 70세(ㅂ교회가 속한 예장백석은 2019년 9월 총회에서 목사 정년을 75세로 늘렸다 - 기자 주)이며, 목사 재신임 제도도 없다고 했다.

이 목사는 2020년 2월 16일 <교회법 개론> 저자이자 법학 박사인 신 아무개 목사를 데려와 정관 개정 공청회도 열었다. 신 목사는 위원회가 10개월에 걸쳐 만든 정관에 문제가 있다면서 자신이 정관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정관에는 항존직 정년이 만 70세로 되어 있었고, 원로목사·은퇴목사 예우, 교역자 종교 활동비 등에 관한 조항이 담겨 있었다.

이 목사는 바로 그다음 주인 2월 23일 공동의회를 열고, 신 목사가 만든 안과 위원회가 만든 안을 두고 표결에 부쳤다. 참석 교인 29명 중 18명은 위원회 안을, 10명은 신 목사 안을, 1명은 기권을 택했다. 위원회 안이 채택될 줄 알았지만, 이 목사가 억지를 부리면서 무산됐다고 한다.

당시 정관위원장을 맡았던 현 비대위원장 권 아무개 장로는 3월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식적으로 정관위원회 안을 받아야 하는데, 이 목사가 '오늘 나오지 않은 교인들(70여 명) 표는 위임목사인 내게 위임한 것이니 가결하겠다'고 하더라.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니까 교인들이 반발했다. 위원회 안대로 가자고 하니까 이 목사가 갑자기 폐회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후로 정관 개정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두 번째는 ㄱ 장로의 성추행 사건이다. 여성 교인들은 수년에 걸쳐 ㄱ 장로에게 성추행·성희롱을 당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목사는 ㄱ 장로를 정직 6개월에 처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지만, 이 과정에서 피해 교인 측은 ㄱ 장로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설상가상 ㄱ 장로가 2021년 5월경 다시 교회로 돌아왔고 "성추행 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피해 교인 A 집사를 무고로 고소하기까지 했다. 이 목사는 자신이 직접 ㄱ 장로를 징계해 놓고도 "성추행과 성희롱은 없었다"며 비호했다.

세 번째는 전도사 해임이다. ㅂ교회에는 20년 넘게 사역해 온 여성 전도사가 있었다. 그동안 ㅂ교회는 예배당 1층 한 곳에 공간을 따로 마련해 전도사 가족이 생활할 수 있게 배려해 줬다. 그런데 이 목사가 2020년 12월 전도사를 해임했고, 전도사 가족은 급히 지낼 곳을 알아봐야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일부 권사는 이 목사를 찾아가 항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권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권사들이 이 목사를 찾아가 부당하다고 이야기했는데 말을 안 듣더라. 이 목사가 '전도사를 자를 수 있는 권한은 나한테 있고, 기도해서 응답받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집값이 한창 오르던 시기였고 집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오랫동안 교인들과 함께해 온 전도사를 하루아침에 내보냈으니 교인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부 교인은 이 목사의 독단적인 일 처리 방식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해임을 결의한 것이고, 그 결의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배당 안에선 충돌, 밖에선 법정 다툼
이 목사는 비대위 소속 교인 9명을 제명, 출교한 후 교회 외부에 실명이 들어간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교인들은 명예훼손 혐의로 이 목사를 고소했고, 현재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이 목사는 비대위 소속 교인 9명을 제명, 출교한 후 교회 외부에 실명이 들어간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교인들은 명예훼손 혐의로 이 목사를 고소했고, 현재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이 목사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불법 사조직'인 비대위가 불법 공동의회를 통해 혼란과 분열을 야기했다고 했다. 지난해 3월 31일 이 목사는 자신을 지지하는 장로와 함께 당회를 열고 비대위 소속 교인 9명을 제명·출교했다. 교회 외부에 징계받은 교인들 실명이 담긴 플래카드를 내걸기까지 했다. 또 비대위를 이끄는 권 장로를 작년 12월 노회에 고소했다. 소장에는 "위임목사는 신임투표를 하지 않고 정년까지 시무를 보장받는다", "불법 사조직이 성립도 안 되는 안건을 가지고 위임목사 해임과 권고 사임 안건을 결의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갈등의 골이 깊어진 양측은 한때 예배 시간 서로 고성을 주고받고 강단과 마이크를 차지하기 위해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하는 등 한동안 어지러운 상황이 계속됐다. 현재 양측은 이전처럼 주일예배 시간에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교회 밖에서는 △이 목사 해임 결의 확인소송 △이 목사 명예훼손(플래카드에 교인들 실명 적시 건) 소송 △교인 징계 무효 본안 소송 △교인 간 고소 등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기자는 이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24일 연락을 취했다. 이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5월 정도가 되면 다 정리가 된다. 재판을 준비하느라 바쁘니 이후에 보자"고 말했다. 27일 일요일 교회에도 찾아갔지만 이 목사는 만날 수 없었다. 이날 이 목사는 단체 채팅방에 "<뉴스앤조이> 남자 기자가 올 수도 있다. 예배 전에 오면 코로나로 인해 외부 사람은 출입할 수 없다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면서 "혹 다른 것 물어보면 다 잘못된 거짓 정보라고 하면서 돌려보내면 된다"고 공지했다. 일부 교인은 "예"라고 답했다.

비대위원장 권 장로는 "지금 목사님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생각한다. 많은 교인이 떠났는데도 계속해서 내쫓으려 한다. 자기를 따르는 사람만 남겨 두고 교회를 팔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대로 갈 수는 없다. 예장백석 총회에서 곧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교회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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